묵혀두다가 똥 된다는 표현이 있습니다. 많이 쓰는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, 아낀다고 냅뒀다가 정작 쓰려고 하면 이미 망가져서 못쓰게 될 때 쓰는 표현입니다.
전 예전에 이것저것 자꾸 사던 버릇이 있어서 집에 태블릿이 이미 있는데도 태블릿을 추가하는 그런 습성이 있었어요. 그래서 태블릿을 사 놓고는 구석에 쳐박아두고 쓰지도 않고 있다가 생각나서 꺼내보니 액정이 맛이 갔더군요.
액정이 고장이 난 모습은 마치 액정이 종이고, 종이가 물에 젖어서 그 부분이 이상하게 보여지는 바로 그런 모습으로 망가졌습니다. 온도가 낮아서 그런 것인가? 생각도 잠깐 해 봤지만, 난방이 그럭저럭 되는 건물 안에서 하루 종일 보관을 해도 전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.
화면은 이상해도 그냥저냥 보고 있으면 될 것 같기도 하지만, 이것을 그대로 사용하긴 아깝잖아요. 그렇다고 배터리는 빠방한 거의 새거에 가까운 제품을 버리기도 아쉽죠.
그래서 이 제품을 그냥 나눔으로 다른 사람에게 줘버렸습니다. 이거 구매한다고 사용한 돈이 있는데 참 아깝기는 합니다.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케이스까지 함께 사서 잘 썼어야 하는데 말이죠.
지금 생각해 보면, 언젠가는 쓸 일이 있을거라고 생각하면서, 지금 당장은 필요 없는 것을 샀던 것은 대부분 그대로 묵혀두다가 최후의 순간에 버리게 된 것 같습니다.
옷도 그렇습니다. 언젠가는 입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산 옷들 대부분 안 입었습니다. 그래서 쓸데 없이 옷만 많아진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. 짐이 많아도 너무 많습니다. 이사짐 센터가 오면 혀를 내두를거에요. 이게 30평대 아파트에서 나올 짐의 양인가 싶어서요.
아무튼 액정에 물이 든 그런 액정은 해결 방법이 없다고 합니다. 혹시나 싶어서 열심히 구글링을 해 봤지만, 이건 답이 없는 문제였습니다. 그러니, 어떤 전자제품이든 샀으면 바로 쓰기 바랍니다. 아끼고 아낀다고 뭐 더 나아지지 않습니다.